경의선은 우여곡절이 많은 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나라에 건설된 세 번째 노선이자, 경부선과 함께 일제시대때는 최중요 간선으로서의 지위를 가졌으며, 그래서 경부선과 함께 급거 복선화가 진행되기도 했던 노선이었는데, 해방과 동시에 분단과 전쟁으로, 복선에서 단선으로, 중요간선에서 사실상의 지방노선 수준으로 급전직하를 하기도 했습니다. 신도시 건설로 인해서, 통근 수요는 폭발하는데 선로는 구닥다리 그대로인 채여서 전설의 중련 10량편성 CDC에 통일호 객차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에, 중간에 역들이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는 등, 단선으로 남는게 이상했던 노선이었고, 남북철도연결 덕에 다시금 중요간선의 위치에 근접했지만, 최근에는 남북간 화물열차의 운행도 거의 운휴되고 있는 듯 합니다.
당초, 경의선의 열차는 보통열차부터 최상급의 특급열차까지 망라하는 모습이었는데, 이후에는 그야말로 지방노선이 되어 보통열차만 다니는 상황이 되었다가, 2006년 개정에서 새마을이 안보관광 열차 격으로 투입되면서 왕년의 명예를 좀 회복하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1호선, 분당선, 중앙선에 이은 네 번째 광역철도선으로 데뷔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노선 유전이라고 할만 합니다.
각설하고, 일단 시작은 서울역이 아니라 가좌역에서 했습니다. 일전의 풍문으로는 가좌역은 개통시까지 영업을 안한다는 등의 이야기도 있었고, 또 서울에서는 손꼽힐만한 듣보잡아담한 역이기도 한 고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영업 합니다.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로 봐서는, 임시개업 수준으로 향후 지하역으로 이전하면서 경의선 방향 열차의 정차여부는 좀 미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진의 장비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자동개표기가 완전히 RF 온리 형태로 바뀐게 눈에 들어옵니다. 기왕 만들바에는 아예 카드 태그 부를 매립식으로, 플랩처럼 돌파가능한 형식보다는 비상통로와 공철의 유리벽식의 개표기를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울러, 역의 구조가 수시로 회송열차가 다니는데다 지하도 없이 건널목으로 이동하는 분위기기 때문에, 안전문제가 상당히 제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당초에 가좌역의 영업중지를 검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시나 주변 지자체 등의 압력으로 인해서 상당히 위험한 영업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도 역 구내 출입은 회송열차가 없는 틈을 이용해서, 2~3분 전에 개방하는 식인데, 광역화 이후에도 이건 피하기 어려울 듯 한데, 대책이 있는지 좀 걱정이 됩니다.
뭐, 일단 나중의 이야기겠지만, 역은 참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듯 하고, 좁은 대합실이 그야말로 간이역의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위치적으로는 운전상 꽤 중요한 포인트라서, 간이역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긴 합니다만.
역 구내는 뭐라고 해야 하나, 상당히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아마 승강장 내에 선로전환기가 붙은 경우는 꽤 드문 예가 아닌가 싶고, 완전한 평면은 아니지만 계단 없이 전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물론 열차의 계단이 문제지만) 꽤 독특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건널목의 분기기는, 위쪽으로 올라가는 선로가 수색의 차량기지(라지만, 여객역만 없으면 딱 조차장이랄까) 선로, 아래쪽이 경의선 본선입니다.
통근 열차를 타고 가다 보니, 옆 쪽으로 시운전 전동차가 병주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즉, 복복선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전체 배선 구조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노선을 가는 내내, 복복선 노반 상당수가 확보되어 있는 걸 보니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라고 할만 했습니다.
강매-행신 간을 지나면서 보니, 이전에 이야기 듣던 대로, 열차보다 스퍼트 하는 사람이 승강장과 승강장 사이를 더 빨리 이동할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다만, 이건 행신역이 임시승강장으로, 본 승강장보다 강매쪽으로 쭉 나와있어서 그렇게 된거라서, 향후 광역화 개통 후에는 일반적인 시내구간 정도의 역간은 충분히 확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개통은 아무래도 무리수가 있겠지만, 일단 건설 자체는 가능할 듯 합니다.
마침 이 구간을 지나다 보니, 행신기지의 KTX2가 밖에 나와 있었습니다. 좀 억지로 찍은거라 볼품없지만, 올려 봅니다. 팬터를 올렸지만 앞에 어댑터를 붙인 채인걸로 봐서는, 구내 시운전 중인 듯 합니다.
행신 다음 역인 능곡역은 꽤 경악스러운 규모를 가지고 있는데, 승강장이 4개소, 여기에 선은 8선으로 경부선의 여느 역보다 규모가 상당하게 완비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특이한건, 외측 승강장 2개가 저상인데다, 이게 가설 승강장이 아닌 정식 승강장이라는 점입니다. 역의 구내 역시 과거 기억에 비해서 엄청나게 넓어졌다는 느낌인데, 경의선의 간선화 대비에, 아마도 소사-대곡선과의 연계나 향후 교외선의 영업선화, 또 소사-대곡선을 경유한 서해선 간선열차의 거점역이라는 입지 때문에 이정도의 규모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신호도 여기서 부터 경부선과 동급의 4현시고, 선로도 복복선이 와 있다는 점은 단선시대의 모습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라 할만 합니다.
능곡 이후부터는 다른 의미에서 충격과 공포라고 할만 한데, 일단 복복선 노반에 복선으로 가는거야, 앞서의 복복선화와 5현시 신호 같은 것과 일맥하니 그렇다 할 수 있지만....
역에 대피선 설치가 금릉부터 월롱 까지의 고가구간을 제외하면 미완 내지는 진행중이었다거나, 방음벽이나 축대같은 시설은 미완성인 곳들이 곳곳에 널려있다거나, 3면 8선에 이게 모조리 고상 승강장인 일산역은 남단 승강장 1개소가 아직 공구리도 못부은 상태였다거나, 심지어 탄현과 운정 두 역은 역 건물의 완공까지 수 개월 이상은 남은 상태라거나 하는 점에서 충격과 공포라 할 만 했습니다. 수도권전철 시스템이 어느정도까지 임시설치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컨테이너 박스 하나에 대충 넣어서 돌리고, 승강장 접근을 건널목으로 건너다니면서 해야 하는 상황은 매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평시에도 15분 시격 운행을 한다고 하는 상황에서, 광역전철의 경우 승강장을 상시 개방 운영하는 상황에서 개통을 한다는 건 기본적인 안전 문제에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적어도 미완공 역들은, 욕을 먹더라도 셔틀버스 대체 수송을 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지자체에서야 길길히 날뛰겠지만, 당장에 광역전철화 되면 작게는 2천여명, 많으면 1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임시정차장 이하의 시설하에 여객을 취급한다는 건 지나친 모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중에서 운정역 같은 경우 역의 바로 주변은 미개발 상태지만, 인근에 대규모 택지건설이 이미 일정부분 완료된 상태여서, 그대로 개업하다가는 정말로 사회문제로 비화될 여지가 다분해 보입니다.
다만, 일단 선로 자체는 어느정도 안정화가 된 듯 하고, 대향측으로 달리는 전동차들도 큰 감속 없이 달리는 듯 했습니다. 다만, 통근열차가 어째서인지 서행하거나 신호대기를 하는 일이 잦은데, 아마도 시운전 열차 관계나 역의 선로개통 관계, 또는 복선화 되면서 운행 다이아를 못맞추는(주로 시간단축) 상황이 생겨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아직 시운전이 충분히 안정화되지는 않은 듯 한데, 개통시점에서 이런 문제가 일단락이 될 수 있을지 좀 걱정됩니다.
어찌되었든, 금릉역까지의 구간은 신도시 철도이자 수도권 다운 풍경이었는데, 금릉역을 지나면 전형적인 근교농업지역이라고 할까, 그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논과 구릉이 펼쳐지고, 간간히 집들이 보이는 광경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옆에 다수의 유치선군과 건물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꽤나 살풍경한 느낌이지만, 조만간 광역전철이 개통되고, 향후에 용산선 구간 개통과 중앙선과의 상호직결이 이루어지면 이곳도 꽤 바쁜 곳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전방이라 할만한 곳에 이런 시설이 들어선다는 건, 한 15년 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야말로 시대가 바뀐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문산역을 기점으로, 문산역 이북은 또 다시 풍경이 일변합니다. 이 앞까지는 그래도 근교철도랄까 그런 느낌이 있었다면, 여기서부터는 그야말로 지방철도의 느낌이라고 할 만 합니다. 행락 수요가 상당한 듯 했습니다. 문산 이북으로는 2004년에 생겨난 수도권 최후의 간이역(?) 운천, 그리고 임진강역과 도라산역이 있습니다.
임진강역은 1면 1선에 측선이 1개 있는, 그야말로 간이역과 일반역의 경계선에 있음직 한 그런 역입니다. 반면에 시설은 잘 닦여있고, 역도 간소하나마 차려져 있었습니다. 승강장도 10량편성의 통근열차가 들어서도 될만큼 긴 편입니다. 이런 구성은, 긴 편성을 가진 임시여객열차나, 현재 운휴중인 듯 하지만 장대한 화물열차 운행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객들도 관광객이 아니면 행사 등의 특수한 경우가 대다수일테니, 이런 유니크한 모습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내려서 일단 지금까지 타고 온 통근열차의 얼굴샷을 한 방.
임진강역의 주변은 결국 임진각과 관련 관광지가 전부라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서 1시간 정도 있다가 새마을, 일명 도라산 라이너로 귀경할 계획인 만큼, 임진각을 둘러보았습니다. 안그래도, 임진각에는 보존중인 증기기관차와 객차가 있는 만큼, 이들을 둘러볼 겸도 해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좀 의외의 차량을 만나는데, 일종의 가든 트레인이 있었습니다. 보기와 달리 축전지(어쩌면 내연기관)로 움직이고, 봉 연결기를 달고 있는 등, 제법 그럴듯한 협궤 열차였습니다. 궤간은 정확히 어림이 안되지만 610mm에서 762mm 정도, 차량의 베이스 모델은 광산용의 광차와 그 기관차로 생각됩니다. 여담이지만, 기관차의 차륜 배열은 4-2-2로, 상당히 마이너한 부류입니다:-). 아메리칸 타입(4-4-0)을 흉내내려다가 베이스 차량의 특성상 4-2-2가 된 듯.
그 옆에는, 3량의 객차를 달고 있는 미카3-244 가 있었습니다. 보존차량 중에서는 가장 흔한 미카3형이긴 하지만, 그래도 증기기관차의 실물을 보는 건 여러모로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조금 떨어져서 탄수차와 아마도 보존차량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타입이 아닌가 싶은 객차 일부까지 찍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보존되어 있는 편성 전체를 임진각 위의 전망대에서 찍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뒤의 객차들은 매점이나 레스토랑으로 개조되어 있어 사실상 외관만 겨우 유지되는 정도고, 특히 뒤의 2량은 도장 상태도 불량해서 사실상 보존의 의미가 있다고 하기 어려운 모양이었습니다. 어차피, 차량 자체가 비둘기호 차량이어서 크게 미련을 둘 차량까진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남아있던 차량이 저렇게 처참한 몰골이니 좀 불편했습니다.
반면, 기관차 바로 뒤에 있는 갈색 도장의 객차는, 도색은 좀 애매하지만(일단 일제시대나 그 직후에는 단색 도장이 일반적이긴 했다지만), 창문 생김새로 봐서는 철박에 있는 객차들을 제외하고 국내 남은 객차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타입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역시 보존상태는 매우 불량해서 안타깝달까 그렇습니다.
군사장비류나, 신/구 임진강철교 같은 것도 볼거리지만, 차시간 문제나 찜통같은 날씨 문제도 있어서,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보고는 다시 임진강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침 와보니, CDC를 측선으로 옮기고, 새마을호가 들어올 수 있게 승강장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시에 맞추어 새마을호가 입선했습니다.
농담으로 도라산 라이너라 불리는 이녀석은 꽤 우여곡절이 많은 열차입니다. 처음에는 6량편성의 초기형 PP동차를 투입했다가(덕분에 반식반객차가 오래간만에 등장), 차량이 워낙 낡아서 말썽이 잦았는지 8량편성차를 6량으로 단축한 차가 투입되었습니다. 운임도 새마을로서는 파격가인 2천원으로, 무궁화 기본운임보다 싸게 책정되어 있어, 어떤 의미에서는 새마을의 굴욕이라고 해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생각보다 이용객이 있다고 하는데, 또 상당히 들쑥날쑥이어서 단체객이 끼면 거의 만석을 찍다가도, 어떤 날은 그야말로 민통선의 신선한 공기를 서울역까지 배달해 주는 그런 날도 있다고 합니다.
이 열차로 서울까지 올라오면서... 새마을의 굴욕이라고 할만한 요소를 하나 더 발견했는데, 정차역만 적지 통근열차랑 별 차별성 없는 속도로 달린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이어를 예전의 단선 기준으로 잡았을테니 그렇겠지만, 복선에 시원하게 놓은 선로를 시속 50km/h나 될까 싶은 속도로 느릿하게 달리는 건, 정말 왕년에 서울-부산 기록을 세웠던 열차의 굴욕이라고 해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대신, 좌석의 편안함이나, 엔진소리가 올라오지 않는 점은 통근열차에 비할 바는 아니어서, 600원 더주고 타기엔 좀 미안한 감도 들었습니다.
오는 길에는 측선에 유치된 각종 보선차량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정도로 보선장비들이 잔뜩 몰려있는 걸 보는 건 드물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 그야말로 경의선 공사가 얼마나 돌관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광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곳곳에 레일이 놓여있고, 보선장비들은 측선 여유가 있는 역마다 꼭 유치되어 있으며, 자갈이나 조립된 궤조들이 널려있었으니.
복편으로 오면서 배선구조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능곡부터는 복복선으로, 경부선 구로이남이나 경인선과 같은 방향별 복복선 구조이며, 행신 이후, 강매역을 지난 부분부터 외선이 입체교차를 해서 선로별 복복선으로 변경이 됩니다. 현행 선로, 즉 본선은 복복선 중의 내선이며, 전철선은 일부 열차를 제외하고는 외선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즉, 경부선과 동일한 방식의 정비구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내구간에서는 본선(내선)이 왼쪽(북쪽), 전철선(외선)이 오른쪽(남쪽) 위치에 있게 되고, 수색기지나 고양기지 인입선은 모두 내선쪽에서 분기해서 외선을 과선교로 넘어가는 식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화전-행신 사이의 선로구조는 거의 구로역 이상으로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실제로 좀 짚어 보면 그렇게 까지 복잡한 구조는 아니랄까.
일단, 수색역은 여러모로 승강장 숫자도 많고, 선로 숫자도 확실히 많은 모양새로, 아마도 대피선 기능이나 도중회차 기능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기존 승무사업소 외에 전철쪽의 승무사업소가 생기거나, 해당 기능이 기존 조직에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거점으로 전철 수색역이 선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럴바엔 차라리 DMC 역을 당겨서 합치거나, 아니면 수색역을 좀 화전방향으로 밀어놓는게 낫지 않았나 싶은데, 뭔가 좀 이유가 배후에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DMC 역을 지나치면 바로 지하로 진입하는 노반이 보입니다. 그리고 수색기지 입출고 선로들이 보이고, 가좌역이 나옵니다. 가좌역을 통과하면서 임시승강장을 한 컷.
그리고, 구 용산선 부지를 한 컷 찍었습니다. 아파트 덕에 고가화는 좀 무리수긴 했겠지만, 저 똑바로 뻗은 넓직한 용지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열차는 신촌역에 정차하는데, 신촌역 고상 승강장은 건설이 어느정도 일단락이 된 듯 했습니다. 다만, 애초에 계획을 제대로 잡지 않고 역을 건설한 덕인지, 에스컬레이터 종단이 승강장 바닥면 보다 낮아서 단차가 져 있다던가, 일반 계단은 또 저상에 설치되어 있어서 모양이 우스꽝스럽게 되었다던가 하는 부분이 눈에 걸립니다.
철공 입장에서야, 섯부르게 광역선화를 시켰다가 열차 증편 요구같은 거에 시달리느니, 아예 안해버리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은데, 또 그걸 관철하진 못하고 지자체 압력에 노출되어 개통을 하다보니 이런식의 어정쩡함이 생겨난 건 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닥치면 압력이 오게 될거고, 거기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우발계획은 미리 준비를 해 두었어야 할건데, 지금까지의 광경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그 자체이니.
서울역의 경우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어차피 빈도가 적으니 덜하기야 하겠지만, 역 북단의 복잡하고 또 통과속도가 낮은(여기에 탈선위험도 꽤 되는) 배선구조가 향후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도라산 라이너 같은 경우도, 서소문 건널목을 지나서 염천교 아래쯤 되면 거의 서행 수준으로 설설 기어 서울역에 진입하는데, 지금이야 열차편수가 적고 또 회송열차 위주다 보니 부담이 적지만, 향후 광역선 개업 후에는 배선구조를 손대기엔 열차편수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고, 또 손을 안대자니 용량면에서 보틀넥이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길 듯 합니다. 부지 부족이나 선형 문제 등으로 뾰쪽한 대안이 없기는 하지만, 이쪽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경의선은 여러모로 확장가능성을 배려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중앙선이 돈없다고 4현시 신호조차 안했던 거에 비하면, 서울 깊숙한 곳까지 복복선을 확보했다거나, 입체교차화에 역의 선로도 상당히 넓게 확보했다거나, 심지어 노반까지 미리 확보해 두었다거나 하는 점은 그야말로, 정책적인 밀어주기의 향취가 진하게 납니다. 다만, 또 엉뚱하게도, 도심구간의 전철화 같은 당연히 벌어질만한 이슈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가 안되었다거나, 공사 진척도가 들쑥날쑥하다는 점 같은 건 정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제4의 노선이자, 광역노선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기대되는 경의선의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여행길이었고, 또 개통 이후 어떤 풍경으로 변모해 갈지가 기대된다 하겠습니다.